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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를 시작하며 (이 작품은 격주로 연재됩니다)

인간들은 오염시키는 것에는 타고났다. 최근에는 미래라는 단어가 오염됐다. 미래통합당. 이로써 미래는 더이상 쓰지 못할 단어가 되었다. 예전에 내가 쓴 글에서의 미래가 진짜 시간상의 미래라거나 실현의 의지를 담고 있는 종류의 미래였다곤 할 수 없지만 말이다. 미래는 지금 현재의 어떠한 잠재성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시간 시제로 사용된다. 실현되느냐 마느냐는 것은 나중 문제다(또는 문제가 아니거나). 단어를 그런 방식으로 한정하게 되면 우리의 세계도 그만큼 축소된다. 


산책이나 도시와 같은 말도 그렇다. 이런 단어가 들어간 대박 히트작을 본 적은 없지만 중박은 꽤 많고 그래서 두 단어는 남용되고 관련된 상품이 생산된다. 이 단어들도 오염된 걸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내가 원하는 건 산책이나 도시라는 말을 중심으로 그 안에 잠재되어 있는 무언가를 건드렸으면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무튼? 어쨌든? 이 글은 서울과 파리가 중심이 된 일종의 산책기다.   


얼마 전에 한 지인이 트위터에 다음과 같이 올렸다. 되면 한다. 응? 다른 지인은 말을 하다가 실수를 했다. 길이 있는 곳에 뜻이 있다. …… 그렇다. 그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2020년 3월

정지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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