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시작하며

생계와 경계를 넘나드는 

위험한 농담으로 태어나, 

경직된 손절의 공기를 

폐 끝까지 들이마시고, 

사방에서 꽂혀들어오는 경멸의 칼날에 

기꺼이 가슴팍을 열어주며 

보리보리쌀 


그렇게 오늘에 이르렀다.

 

내일은커녕 0.1초 뒤도 없는 듯

지독하게 깐죽대온 시간이

역사가 되어

천진하고도 엄숙히

오늘에게 묻는다. 


나는 왜 이렇게 웃긴가.


그대들이 묻고 감탄하길래

나도 한번 읊조려본다.


나는 



이렇게 


웃긴가.


그대,

오늘도 속절없이 터져버린 웃음을 달고  

중심을 잃고 흔들리는 육체를 가누지 못한 채

감히 여기서 비결을 알고자 하는가.


그대,

만인을 제치고 그대를 웃게 한 나를

그저 경이로운 자연이라 

칭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마음껏 물을지어다. 

그러나 경탄할지어다.

그러나 분석하고 탐구할지어다. 


그러나 그대, 

이반지하가 되겠는가.


그러나 그대, 

이반지하처럼 말하겠는가,

이반지하처럼 살겠는가.

 

니, 


그래서 이렇게 나는 웃긴 것이다.


2022년 9월

이반지하

매주 금요일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