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시작하며



이 ‘연재를 시작하며’는 많이 참은 것이다. 원래는 원고지 오천 매 정도를 적으려고 했다. 그러면 고료가 더 많이 들어올 테니까. 두어 달은 누운 채로 너끈히 먹고살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러면 해야 하거나 하고 싶은 말 외의 것을 더 하게 될 것이고 ‘연재를 시작하며’를 다 망쳐버릴 수도 있다. ‘연재를 시작하며’를 망친다는 것은 『주간 문학동네』를 망친다는 뜻이 아니고 그냥 내가 덜 멋져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멋있어 보이려면 적당한 오해가 필요하니까. 짧은 말이 오해를 큰 소리로 불러주기도 하니까. 격언처럼. 사람들이 좋은 방향으로 말을 이끌어주기를 바라면서. 선의의 오해를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짧게 참아본다. 또한 더하는 이 글은 없는 편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참지 않고 써본다. 오해하지 말기를 바라면서. 당신의 선의가 오해에 쓰이기에는 너무나 귀하므로.